동혜의 젊은 황제가 19살의 어린 나이로 즉위한 해에 무려 백여 명에 가까운 공신들을 참형에 처했다. 선대 황제가 노환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것을 틈타 제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정당한 명분이었다. 명분은 정당했으나 처벌은 냉혹했다. 제국의 심부이자 황성이 있는 양주에서는 하루도 피비린내가 마를 날이 없었다. 사람들은 황제의 막강한 힘에 경외심을 품으면서도 뒤에서는 그를 향해 역시나 ‘혈귀’의 피가 흐르는 악마라고 수군댔다. ‘그림자 무사는 칼이요, 방패이며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인형이요, 도구다. 주인의 노리개가 될 수는 있어도 아무것도 남길 수는 없다.’ 여인의 몸으로 황제의 그림자 무사가 된 ‘진야’는 황제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평생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런 진야에게 내려진 황명. “황후를 죽인 배후를 찾을 때까지, 황후를 대신하라.” “폐하!” “모든 일이 끝나면 네게 자유를 주겠다.” 죽은 황후를 대신해 황후를 해한 배후를 찾을 때까지 황후를 연기해야 하는 그녀. 그러나 처음의 약속과 달리 황제는 그녀에게 ‘연기’ 이상의 것을 원하는데……. “너를 안으려 한다. 허하겠느냐.”